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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Organizing 150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어쩌면, 누구에게나 꼭 써내야 하는 문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는 열람실 입구를 들어가 왼편으로 돌아서 보이는 직원 데스크를 지나쳐 다시 왼쪽으로 돌아서면 보이는 신착도서 코너에 꽂혀있던 책들 사이에서 제목과 본문 일부를 훑어본 후 대여한 책이다. 집으로 돌아와 펼쳐본 책에서 뜻하지 않은 단어를 접한 건 그 이후다. '페미니즘'. 작가가 스스로 페미니즘을 말한다. 이 사상에 대해 크게 생각해오지 않았는데, 언론에 노출된 자극적인 페미니즘 운동가들을 접해서일까? 잠시 책 읽기를 멈칫했다. 동시에 부끄러웠다. '글을 쓰면 좋겠다'는 저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골라 든 책일 뿐인데, 내 관점으로 미리 해석하고 판단하려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늘 나는 나를 해명해야 했..

Reading&Organizing 2020.12.31

예술가는 절대로 굶어 죽지 않는다, 제프 고인스

미신이 있다. 굶어 죽는 예술가의 이야기다. 건물주 웹툰 작가, 고가 외제차를 소유한 음악 유튜버, 유명 가수들의 안무를 창작한 안무가 등은 부유하다거나 성공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예술가는 굶어 죽는다'는 미신이 살아있다. 그렇다면 자기 작품 덕에 굶주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굶어 죽는 예술가는 예술가란 타고나는 법이라고 믿는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예술가란 만들어지는 법이라고 믿는다. 2. 굶어 죽는 예술가는 독창적인 사람이려고 고군분투한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서 훔쳐온다. 3. 굶어 죽는 예술가는 스스로 충분한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거장을 스승으로 삼는다. 4. 굶어 죽는 예술가는 모든 것에 완고하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합당..

Reading&Organizing 2020.12.24

이야기의 탄생, 윌 스토

주말 내내 미국 드라마 '컨테인먼트'를 몰아봤다. 치사율 100퍼센트 전염병이 발병했고, 당국은 전파를 막기 위해 일정 지역을 봉쇄한다. 식상한 줄거리다. 그럼에도 주말 내내 13부작 드라마를 시청했다.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에 통증이 오면 아이패드를 침대에 눕혀 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야기의 탄생」에서는 기본적인 5막 구조를 소개한다. 전반부에는 주인공의 낡은 통제 이론이 검증되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난다. 중반부에 변화가 일어나며, 마지막 후반부에 주인공에게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 구조는 인물 변화를 가장 간결하게 드러낸다. 5막 구조든, 그 변형이든, 그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물 자체에 가장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컨테인먼트'가 그랬다. '컨테인먼트'는..

Reading&Organizing 2020.12.10

폴리매스, 와카스 아메드

폴리매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왜 '베스트셀러'일까? 「폴리매스」 마지막 장 476페이지를 끝으로 책을 덮을 때까지 내내 품어오던 의문이다. 회화, 조각, 건축, 무대 설계, 음악, 군사 공학과 토목 공학, 수학, 통계학, 역학, 광학, 해부학,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을 다루며 뚜렷한 업적을 남긴 '다 빈치' 외 수백 명의 인물들을 따분하게 나열하기만 했는데 말이다. 의문은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책을 읽은 다음 날 언어를 익히고, 업무를 다른 지식과 통합하려 했고, 소설 쓰기가 수월했고, 전자책을 읽으며 밥을 먹고, 스터디 카페에 들러 빅데이터 분야를 공부하고, 잠들기 전까지 이런 것들을 즐기고 있었다. 정확히 저자가 서문에 밝힌 '사람들이 필요한 행동에 나서도록 생각을 자극하는 도구가 되는 ..

Reading&Organizing 2020.12.03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제레드 쿠니 호바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더 나은 교사가 되는 탁월한 방법은 뭘까?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다. -제레드 쿠니 호바스 측면 전전두엽 피질, 전대상 피질, 선조체, 해마는 두뇌 어디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자동차 바퀴는 노면을 부드럽게 굴러가게 하며, 핸들은 그 바퀴를 좌우로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운전면허 시험과 도로주행 연습과정을 거쳐 도로를 달릴 수 있다. 두뇌 각 부위도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재각각의 역할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두뇌 운전도 이 같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제레드 쿠니 호바스는 사람의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다. 하버드 대학교 및 의과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를 하는 동안 뇌과학자 관점으로 커뮤니케이..

Reading&Organizing 2020.11.19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근거도 없이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접한 건 2020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통해서다. 다른 작가들이 써 내려간 작품을 읽으며 '그래, 나도 글을 쓰고 싶어'라고 생각해놓고, 소설 한 번 읽어보지 않은 작가가 쓴 자전 에세이를 읽는다니. 뭐 순서야 어찌 됐든, 책을 읽고 나니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져 읽어봤고, 새로운 맛을 알고 나니 '순서는 정말 큰 의미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작가가 써 내려간 소설이 궁금해진 건 어디쯤 적혀있던 이 문장이었다. 음악을 연주한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던 기억을 떠올려봐도, 바이올린 켤 때를 되돌아봐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었었다. 한 달 즈음 지나, 음악을 연주한다, 라..

Reading&Organizing 2020.11.12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작가가 느끼는 황홀함이 궁금했다. 나도 '황홀한 글감옥' 수감자가 되고 싶달까?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출간하고, 2009년 나온 자전 에세이가 「황홀한 글감옥」이다. 문학론, 작품론, 인생론이 담겨 있다. 형식은 Q&A, 질문과 응답하기다. 질문수가 적지 않다. 84가지로 '내가 궁금했던 질문'을 먼저 찾아보는 방식으로 읽었다. 소설은 꼭 진실을 써야 하는가? 작가가 그려낸 세상이다. 배경, 인물, 관계, 사상. 체계 등. 그럼에도 진실이 필요할까? '저는 오로지 진실한 글을 씀으로써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코자 하는 한 사람의 글쟁이일 뿐입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에게 기여코자 하는 글쓰기에는 반드시 진실이 필요하다. 글을 잘 쓰려면? 많..

Reading&Organizing 2020.11.05

제3의 부의 원칙, 대니얼 크로스비

우리는 주식 투자를 크게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로 분류한다. 20만 년 호모 사피엔스로 살아온 인간의 뇌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용되는 뇌 사용 방법의 첫 산물이기도 하다. 모든 기계와 이론이 그렇듯, 정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 더는 혁신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작일 뿐이었던 경우는 허다했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저자가 언급하는 행동 투자는 '이제 막 시작된 주식 시장의 또 다른 발견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분법에 매몰되는 경우는 많다. 흑과 백, 천사와 악마, 여당과 야당, 친구와 적, 국내와 국외 등등. 주식투자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 장기투자와 단기투자. 때로는 기업의 가치에 기반해서, ..

Reading&Organizing 2020.08.10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 제임스 클리어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최고의 변화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먼저 떠오른다. 마치 아주 작은 습관들이 유기체를 형성하듯 불가사의할 정도로 정교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물리적 혹은 화학적으로 성질, 모양 따위를 달라지게 한다는 걸까? 그렇게 달라지는 모습 중 '최고'라는 놈이 존재한다는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한 답을 먼저 얘기하려 한다. 그것은 아마도, "아주 작은 습관들이 복리로 불어나며, 이런 습관의 반복으로 우리의 정체성은 쌓여간다." 즉, '우리가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변화'라는 뜻이 아닐까? 그렇다면 변화를 이끄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책에서 저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실행 매뉴얼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행동 전략을 제시한다. 1. [현재 습관]을 한 후..

Reading&Organizing 2020.07.02

슈퍼 스톡스, 켄 피셔

책 표지에 인쇄된 문구 '3년에 10배 상승하는 대박 주식을 찾아라.'라니, 맙소사! 거부감에 책을 도로 책장에 꽂으려는 순간 낯익은 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자의 이름은 '켄 피셔 (Kenneth Fisher)',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오랜만에 국내에 소식을 전한 사람입니다. 뭐, 한국과 관련된 인터뷰는 아니었지만, 주식 투자자에게 익숙한 워런 버핏 관련 인터뷰였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의 일부입니다. "The reality of great investors, including my father, is that when they get to a certain age they lose their edge. I`m not suggesting that Mr. Buffett has ..

Reading&Organizing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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