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비노 책방

좋은 서평 쓰는 방법

까비노 2019. 7. 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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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뇌는 휘발성을 가진다. 날아가는 기억을 잡기 위해서, 읽기를 반복하거나 생각을 되새김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행동이 될 뿐이다. 분명히 읽은 책이지만,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해줄 때 '재미있다'.'재미없다' 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나면, 행동을 해야 한다. 바로 서평 쓰기다. 그 행동을 함으로써 책을 기억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읽은 글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더 중요하다. 서평을 '왜?, 어떻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 《서평 글쓰기 특강》(생각 정리의 기술)은 좋은 시작이 될 만한 책이다.  

 

 

 저자 김민영은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이젠, 함께 읽기다》의 저서를 쓴 작가이다. 방송작가, 영화평론가, 출판 기자를 거쳐 강의와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서평이야말로 책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이며, 효과적인 글쓰기'라는 믿음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저자 황선애는 《책으로 다시 살다》의 저자로, 독일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를 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며 번역서로는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2 -진보》, 《오해와 오류의 환경 신화》가 있다.

 

 막상 서평을 쓰려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한다. 어떤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가? 바로 저자와 독자가 잘 맞는 잘 읽히는 책을 읽어야 한다.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잘 골라야 한다. 서평까지 가려면 책을 요약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평 쓰기의 과정은 대략 이렇다. 발췌, 메모, 개요, 초고, 퇴고 순으로 한다. 발췌는 독서를 하며 인상 깊은 부분을 옮기는 글쓰기다. 메모는 생각을 기록하고, 개요는 일종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초고는 요약, 소개, 관점 등을 가볍게 쓰면 된다. 이렇게 써진 초고를 다시 보고, 고쳐 쓰는 퇴고를 거치면 서평이 완성된다. 

 

 서평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책 내용을 전부 요약할 필요는 없다. 서평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서평을 쓰기 전 구조 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구조에서 주제가 살아 있는지 살펴본다. 서평 제목은 주제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글은 중간에 턱턱 걸리거나, 장황하지 않다.

 

 서평은 구조를 짜야한다. 책을 읽은 후 충분한 생각을 한다. 서평에 무엇을 담고 싶은지를 정리한다. 책에 키워드를 백지에 정리해 본다. 정리한 키워드 중 한 가지를 고른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제외한 나머지 키워드는 과감하게 축소한다. 단락 구성은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 생각한다. 이 순서가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 그리고 이 구조가 주제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퇴고가 중요하다. 퇴고는 글에 담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좀 더 명료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 확인이 책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다. 책에 대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고 동시에 비평이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해석과 평가를 보태는 요소가 잘 연결되어 있는지를 퇴고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 책이 올바른 서평에 대해서 말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책에 대한 서평을 읽고,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좋은 서평이다. 그리고 그 서평이 이 책에서 말하는 '서평'인지 생각해보면 된다. 서평은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선택을 도와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평을 바라보는 시선 - 여섯 가지.

 

 서평을 잘 쓰려면 잘 읽고, 많이 읽는 것이 먼저다. 책을 읽다가 멋진 구절을 적는 게 아닌, 전체 맥락의 중심에 있거나 의미 파악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는 구절을 적는다. 좋은 서평은 책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판단을 주고, 그 책을 만든 편집자에게 향후 책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좋다고 본다.

 

 서평은 어떤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려는 핵심 주제, 키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왜 그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한다.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는 대신, 그 책이 갖는 핵심 메시지, 읽을 대상, 의미를 전하는 게 주력이다. 

 

 서평 쓰기는 결국 독자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자아를 확인하고, 확장한다. 글을 쓰는 순간 인간은 혼자가 돼서 자신과 세계에 대한 사유를 시작하는 것이다. 대가가 된다는 것은 연습의 연속이다. 서평 쓰기를 잘하려면 연속이 중요하다. 그래서 서평 쓰는 일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평을 편안하게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평은 그 특성상 객관적으로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그래서 무게를 두고 있다. 서평은 책의 소개와 장단점, 시사점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책의 읽을 가치를 논한다. 서평을 쓰면서 책이 내 생각인양 쓰지는 말자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책을 읽고 싶게 만다는 서평을 쓰자를 원칙으로 한다.

 

 문학평론가 장석주는 무엇인가를 쓰는 사람들은 노출증에 걸린 환자라고 했다. 노출의 목적은 누군가 자신을 봐주고, 확인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마디로 글쓰기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발로이다. 서평을 쓸 때는 치밀하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발췌를 하고 필사를 하면서 깊이 생각하려고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서 글쓰기 근육에서 나온 글만이 진정한 내 것이다.

 

 칼럼식 서평을 쓰는 것은 좋아한다. 일부러 첫 단락 마지막 단락을 매치시키면서 통일성을 주기도 한다. 책의 내용을 가져와서 사회의 단면을 지적하는 등 칼럼 형태의 서평을 계속 연습하고 있다. 그래서 키워드와 개요 작성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이다. 서평에 뭔가를 쓰려면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읽을거리를 던져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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