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비노 책방

스킨 인 더 게임

까비노 2019. 7.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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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일에 관련되어 그 결과에 대하여지는 의무나 부담 또는 제재를 책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의 균형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들 간섭 주의자들은 실제 세상을 알지 못하고, 역사를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고, 논리적 고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스킨 인 더 게임(Skin in the Game)은 자신의 책임을 안고 현실에 참여하라는 뜻을 가집니다. 책임을 지지 않는 지식인이나 전문가들은 아무렇게나 거짓말을 내뱉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잘못됐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계속해서 지식인이라는 사람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탐지하려 합니다. "수학자들은 사물과의 관계성을 규명하고, 법학자들은 법 구조를 규명하고, 논리학자들은 추상적인 작동 인자를 최대한으로 규명한다. 그런데 말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한심한 인간들이다."

 

 황금율은 '당신이 다른 이들에게 기대하는 그대로의 행동을 다른 이들에게 하라'를 말한다. 은율은 '당신이 싫어하는 다른 이들의 행동을 다른 이들에게 하지 마라'라고 한다. 이 중 은율은 미국 헌법의 근간을 이루며, 훨씬 실용적이다. 은율의 개념을 확장해 보면 '잘못된 조언에 상응하는 처벌이 없는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조언해 주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의 조언은 받아들이지 마라'이다.

 

 실제 경험과 지식은 다르다. 생각만으로는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행동을 통해서만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책과 관련 있는 행동을 실행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책은 무시한다. 실제 역사 속 영웅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그에 맞섰다.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행동해야 한다. 오직 행동하는 사람만이 말을 해야 한다.

 

  시장은 참여자들의 단순 총합이 아니다. 시장에서 가격은 가장 큰 동기를 가진 매수자와 매도자의 영향으로 움직인다. 주식시장은 방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이성적인 개인의 이상행동이더라도 시장구조만 올바르다면 시장은 제대로 작동한다. 개인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 필요는 없다. 시장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조언하려 한다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하지 말고,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뭐가 들어 있는지 말하십시오."

 

 무질서에 저항하는 능력이 높을수록 생존 가능성은 커진다. 고대의 린디 효과를 보여주는 말이 있다. "장작은 오래된 것을 때라. 와인은 오래된 것을 마셔라. 책은 오래된 것을 읽어라. 친구는 오래된 친구와 어울려라."이다. 무언가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인이 시간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살아남은 자들'을 '진짜'전문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트레이더들은 다른 트레이더들의 평가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자유인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는다. 동료들의 평가에 자신의 운명이 크게, 혹은 직접적으로 평가받지 않는 사람들이다. 의식해야 하는 평가는 현재 사람들의 평가가 아니다. 미래 사람들의 평가다. 초연 이후 100일 동안 공연이 지속될 경우 뒤이어 100일 동안 공연이 지속되고, 200일 동안 상영된 공연은 200일 동안 더 이어진다고 했다. 이를 통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린디 효과'다.

 

 의사가 의사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뜻이 뭘까? 더 의사 같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직급이 같다고 한다. 두 번째 사람은 지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선입견을 극복하는 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인 역량을 잊어버린 단체나 기업을 보면 이상한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자신들의 외모만 중시한다. 정작 자신들의 일에 관해 의미 있는 답을 하지 못한다. 어떤 판단을 사전에 계산식으로 푸는 능력을 인간은 가질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위험을 인지하고 그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미리 하는 것 정도다. 자신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들은 단순한 해법을 추구한다. 반면에 지식인들은 대중의 인식이 보상이기 때문에 단순한 해법이 유리할 리 없다.

 

 합리성은 표면적으로 봤을 땐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행해지는 모든 행동이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본인조차 모르지만,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느냐다. 행동의 합리성만 있을 뿐이다. 살아남은 모든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서 살아남은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는 건 틀리고, 이렇게 하는 게 맞다."는 말을 싫어한다. 무엇이 맞고 틀린가는 오직 진화의 결과만이 말해 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경험적, 수학적으로도 옳은 합리성의 유일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앙상블 확률', '시간 확률'. 첫 번째는 사건에 영향을 받고, 다른 하나는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시장의 장기 수익률에 근거한 투자 제안서'를 받아보고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시장의 장기 수익률은 무한한 자금 능력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실현될 수 없다. 게다가 투자 시장은 앙상블 확률과 시간 확률이 동시에 작용하는 곳이다.

 

 언제나 결과를 중시하고, 비용편익분석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과거에 나타난 확률이 미래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해당 계는 에르고드 상태가 아니다. 해당계에는 편향성이 나타나면서 취약성을 지닌다. 이런 계는 에르고드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비용편익분석이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원칙은 이렇다. "강물이 깊이가 평균 120 센티미터라면 나는 절대로 그 강을 건너지 않는다.".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스킨 인 더 게임을 끝으로 인세르토 시리즈를 완결 지었습니다. 전작 행운에 속지 마라, 블랙 스완, 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안티프래질을 이어오며 2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확률, 운, 불확실성과 가능성을 이번 시리즈 스킨 인 더 게임에서 행동과 책임의 균형으로 풀어나갑니다.

 

 끝으로 저자는 인간사의 지혜 하나를 전하면서 이 책을 마치려 한다. 다음의 일들만 피해도 우리는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다. 힘이 없는 근육, 신뢰가 없는 우정, 결론이 없는 의견, 미적 요소가 없는 변화, 가치가 없는 나이, 노력이 없는 인생, 갈증이 없는 물, 영양이 없는 음식, 희생이 없는 사랑, 공정함이 없는 권력, 엄격함이 없는 사실, 논리가 없는 통계치다. 그리고 증명이 없는 수학, 경험이 없는 가르침, 따뜻함이 없는 예의, 구체성이 없는 가치관, 박식함이 없는 학위, 용기가 없는 군인 정신, 문화가 없는 진보, 투자가 없는 협업,리스크가 없는 덕행, 에르고드 상태가 없는 확률, 손실 감수가 없는 부의 추구, 깊이가 없는 복잡함, 내용이 없는 연설, 불균형이 없는 의사결정, 의심이 없는 과학, 포용이 없는 종교, 무엇보다도 책임이 없는 모든 것이다. 허울좋은 포장박스 안에 내용물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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