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나를 변화시켜주는 사람이 있다 영화 업사이드

까비노 2019. 8. 18. 16:18
728x90

 누군가가 떠난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워줘야 한다. 이 영화 《업사이드, The Upside》는 아내가 떠난 자리를 채우지 못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자리를 채워주는 또 다른 한 남자와의 이야기다. 남자와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니 브로맨스가 떠오를 수 있다. 맞다. 백인과 흑인, 부자와 그렇지 못한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우정 이상의 이야기다. 

 

 아내를 암으로 잃고,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부자 필립과 아내와 아이가 등 돌린 남자 델의 불가능한 만남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둘은 전혀 다른 분위기에 외모적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취미도 다르고, 재력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두 사람 다 아내에게 돌아갈 수 있다. 필립은 생명을 다해야 하고, 다른 한 사람 델은 가장으로서 일자리를 가지면 된다. 영화에서 필립은 델에게 일자리를 주고 또 다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줌으로써 아내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델은 필립에게 새로운 사랑을 줌으로써 필립의 생명을 지켜준다. 누군가 떠난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줄 수 있게 델이 도와준 거다. 어찌 보면 촉매로서 역할을 한 것 같다. 

 

 영화에서 필립은 웃지 않고 있다. 델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델과 시간을 보내면서 웃는 횟수가 점차 많아진다. 델은 웃긴 행동을 하거나, 듣기 좋은 말을 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한다. 본인의 모습을 거짓 없이 나타냄으로써 필립을 웃게 만든다. 이런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요즘 문제가 됐던 무대 관람 매너라든지, 환각성 약물 사용이라든지, 교통질서 위반 등의 행동을 하는 게 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긍정적인 행동이 될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필립이 부자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리얼리티 영화라고 해도 되겠다.

 

 우리 DNA는 후천적으로 각인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성장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열악한 환경, 예를 들어 델은 감방에 수감 중인 사기꾼 아버지와 만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다. 델도 범죄로 감방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는 그에게 집에 온 걸 환영한다고 한다. 반대로 필립은 델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말한다. 그림이라든지, 사업이라든지, 새로운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행동이다.

 

 범죄자에 아내와 아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던 그가, 훌륭한 남편과 아버지가 되는 부분에서, 우리는 처한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일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를 변화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그게 좋은 쪽이라면 말이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좋게 변화시켜 줄 수 있는 것도 대단한 능력일 것이다. 영화에서 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델이 필립을 변화시킨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진 필립도 델을 변화시킨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다른 누군가를 좋게 변화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였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