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매체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한 매체의 출산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1.30명이던 수치가 2018년 0.96명 까지 하락하며 첫 1명 이하가 되었다. 심각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OECD 회원국 중 출산율 꼴찌라는 것은 그들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다르다. 출산을 안 하는 것을 더 좋은 전략으로 보고 있다. 동물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애를 낳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제도가 존재함으로써 인구밀도의 농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 말은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만큼의 인구 포용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 《차이나는 클래스》의 강연자는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다. 그는 인류의 역사는 찰스 다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다윈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주제로 가져왔다. 장대익 교수는 최근 번역 출판한 책이 있다. 그 책은 160여 년 전에 출간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다.
진화는 귀 근육을 움직인다거나, 장장근이 있다거나 하는 게 아니다. 개개인의 차이가 아닌 생물 종 단위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다윈이 진화(evolution)이라는 용어를 처음부터 사용한 것은 아니다. 이 용어는 제6판에서만 사용했다. 그전까지는 변화를 동반한 계통(desent with modification)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진화는 생명의 진보를 뜻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이다.
등이 굽은 무언가가 점점 등이 펴지면서 인간이 되는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은 인류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틀렸다. 이 그림은 '용불용설'이론으로 잘못된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선택'을 말한다. 모든 개체는 서로 다른 특성인 '변이'들이 존재한다. 이 중 환경에 유리한 변이만 생존하고, 이 변이가 대물림되는 것이다. 우리는 진화를 더 좋은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진화는 환경에 좌우되는 상대적인 기준일 뿐이다. 그래서 환경이 급변하면 멸종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선택'에도 2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가 생존을 위해 적합했나'이다. 화려하고 크기만 한 꼬리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단지 성 선택에 유리할 뿐이다. 둘째는, 일개미의 경우다. 그들은 번식은 하지 않고 여왕만 보필한다. 집단끼리 경쟁을 한다면 이타적 집단이 이기적 집단보다 진화에 유리한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이타적 집단내에도 이기적 존재가 존재한다. 이 문제는 이기적 유전자가 해결했다. 유전자 입장에서 여왕벌이 유전자를 공유한 친척이라면 개체로서는 손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는 이득이 되게끔 우리를 행동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사회가 전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당장 자손을 낳기보다는 스스로 경쟁력을 쌓아야 할 때라고 유전자는 명령한다. 유전자의 명령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소모적인 경쟁사회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들과 비교하는 게 일상이 돼버린 사회에서 남들보다 더! 더! 하기보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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