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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쥐게 된 시대, 이제 전문가에게 필요한 진짜 무기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통찰의 깊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특히 책에서 소개된 현장 안전 만화 사례는 추상적인 미래 담론이 아닌 생생한 현장 감각이 담겨 있었다. 익숙한 정보들을 나만의 언어로 시각화하고, 내 이름을 걸고 일하며, 타인이 아닌 나만의 기록에 행복해하는 삶. 그렇게 스스로를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경량문명을 맞이하는 사람이 지향해야 할 모습일까?

물론 이 책이 다루는 몰입이나 효율화라는 화두가 완전히 새로운 이론은 아닐 수 있다. 체계적인 매뉴얼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구성이라, 당장 실행할 구체적인 프레임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느슨함’이 깊은 사유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이미 아는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부하 된 내 삶에서 무엇을 덜어내고 어떻게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입힐지 고민하는 과정은 수고스럽지만 뜻깊었다.

지금까지는 남들이 구축한 견고한 프레임에 나를 끼워 맞추는 ‘무거운 공부’를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바라보며 나만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경량화된 비행’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공부하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을 누리며, 세상에 필요한 ‘다정한 전문가’로서 독보적인 깊이를 만들어가는 길. 이 책은 그 여정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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