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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Marina Van Zuylen

까비노 2025. 11.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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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울리는 알람은 집중을 방해하기 일쑤다.

24시간 우리의 뇌는 자극적인 정보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더구나 많은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이 책의 저자는 빠른 정보 소비와 목표 집착적 사고가 지배하는 시대에 ‘천천히 생각하는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중심은 ‘산만함’이 단순한 방해 요소가 아니라, 사고의 틈을 열여준다고 보는 관점이다. 니체, 키르케고르, 파스칼, 하이데거 등 여러 사상가를 인용하며, 느린 사유가 예기치 않은 통찰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 'The Plenitude of Distraction'에서 말하는 ‘유익한 산만함’은 집중력 상실과 다르다. 즉각적 자극에 흔들리는 산만함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마음을 느슨하게 두어 주의력의 깊이를 되찾는 방식이다. 몰입과 거리두기를 오가며 관점을 바꿀 때 사고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 한계도 있다고 본다. 산만함을 긍정하라는 메시지가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이상화되어 있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는 산만함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안전사고 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모든 사람이 느린 사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보 과부하 문제를 개인의 태도 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에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메시지는 성과 중심적 사고로 지치거나, 디지털 자극에 잠식돼 깊이 생각하는 힘을 잃은 사람, 창의성을 되찾고 싶은 누군가에게 울림이 된다. 빠른 성취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크게 공감할 것이다.

 

결국 책은 산만함을 결핍이 아닌, 사고를 여는 틈으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속도를 강요하는 시대에, 산만함과 몽상을 쓸데없는 시간낭비로 여기지 말고, 그것이 주는 감각을 느껴보면 어떨까?

 

 

책 속에서

 

우리는 이따금 스스로를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착각하는 듯하다.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릴 때, 우리는 어떤 일에 완전히 몰두해 구체적인 목표와 예정된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짜 성취감이라는 기묘한 쾌감을 느낀다. 키보드를 두드릴 때, 우리는 주변과 단절된 채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낀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착각한다. 

 

 

이 목수는 부지런한 노동자이자 한가로운 몽상가로서 두 가지 삶을 기꺼이 자신에게 허락한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상상 속에서 그 넓은 풍경을 날아다니며 정원 근처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깊이 있게 풍경을 만끽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재구성한다. 이 지점에서 소유는 감각의 문제가 된다. 즉 소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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