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근거도 없이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접한 건 2020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통해서다. 다른 작가들이 써 내려간 작품을 읽으며 '그래, 나도 글을 쓰고 싶어'라고 생각해놓고, 소설 한 번 읽어보지 않은 작가가 쓴 자전 에세이를 읽는다니. 뭐 순서야 어찌 됐든, 책을 읽고 나니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져 읽어봤고, 새로운 맛을 알고 나니 '순서는 정말 큰 의미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작가가 써 내려간 소설이 궁금해진 건 어디쯤 적혀있던 이 문장이었다. 음악을 연주한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던 기억을 떠올려봐도, 바이올린 켤 때를 되돌아봐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었었다. 한 달 즈음 지나, 음악을 연주한다,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