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타이타닉」이 개봉했다. 무섭고, 슬프며, 비극적 사건인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그린 영화이다. 지금 배의 침몰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사람은 없다. 영화는 리즈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리게 하거나, figurehead 역할을 하는 잭과 로즈의 백허그 장면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뿐이다. 「타이타닉」을 상영했던 피카디리 극장은 지금도 뚜렷하기만 한 추억의 장소이다. 나에게는 타이타닉 OST CD를 구입한 친구를 부러워했던 장소이다. 소설 속 경애와 E에게는 영화 세븐과 타이타닉을 본 장소이다. 두 영화 사이에서 서로 다른 공간을 그리고 싶지 않았던 경애의 마음이 드러난 장소이다. 또한 '모두의 영동'이라는 하이텔 영화동호회에서 만난 둘의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장소이기도 하다. 장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