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두려웠던 건 싸움이 아니라, 무의미한 죽음이 아니었을까?
한산도야음
충무공 이순신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暮)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夜)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刀)
해가 저문 한산도 앞바다, 왜군들의 침략과 혼란한 조정 내부, 내면의 고독과 근심, 그럼에도 결의를 다져 나아간다. 한산도에서 적과 싸우기 전 충무공 이순신은 고요하고도 긴장된 마음, 깊은 책임감과 결연한 의지를 담아냈다. 그렇게 치러진 전투는 승리했다. 왜군의 공격 루트를 예상하고, 좌우익이 펼쳐진 부채형 포진인 학익진으로 적을 섬멸했다.
상황과 시대가 다를 뿐, 지금도 삶의 외로움과 고요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드러나지 않는 고통, 말하지 않는 결심, 그리고 묵묵히 지켜낸 삶. 우리는 세상을 향해 “이게 나의 길이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그 고요한 밤의 칼날과도 같은 생의 긴장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근심으로 가득 찬 잠 못 드는 밤을 지낸다. 이상과 현실 속 간극으로 하루하루를 헛되게 소비한다. 한산도 대첩을 승리로 이끈 명장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적진으로 달려가 휘두를 칼을 비췄다. 싸우지 못하고, 무의미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더 두려운 것이다. 이 사실 하나를 떠올리며, 근심 가득한 밤이 유의미한 삶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
728x90
반응형
'Thinking&Ma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전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을까? 선택을 긍정하는 태도 (0) | 2025.06.26 |
---|---|
자기개발은 불안해서다? 에 대한 생각 (5) | 2025.06.16 |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앞으로 산업안전에 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1) | 2025.06.03 |
불면증, 직장인들이 점검 해야 하는 한 가지 (2) | 2025.05.20 |
테슬라, 단기 조정장일까? 장기 포지션일까? (1) | 2025.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