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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는 역발상투자자

까비노 2020. 8.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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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는 우리에게 축구할 능력을 부여하지 않았다. 물론 킥을 할 다리와 파울을 할 팔, 욕설을 내뱉을 입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혼자 페널티킥을 연습하는 것뿐일 것이다. 우리가 어느 날 운동장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경기를 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상대팀의 열한 명이 우리와 동일한 규칙을 따르며 경기를 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열 명의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뛰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사피엔스

 

 '매수세'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개인 매수세가 강하다느니, 기관·외국인 매수세가 강하다느니 그런 것들 말이다. 이건 마치 '점심 심 먹었니?'라는 말을 듣는다면 배고프거나 식욕이 없는 상태에서도 점심은 꼭 챙겨 먹으려고 움직이는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개인 매수세가 강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마치 주가 또는 지수가 떨어질 것만 같아서 보유 종목을 팔아야 하나 싶고,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다면 그 반대의 상황을 연출해야만 할 것 같은 것들이다.

 

 아마 '주식'을 마치 교과목 암기하듯이 쳐 외우던 시절의 기억이 몸에 새겨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마치 주식 시장에는 모두가 따르는 동일한 규칙이 존재하며, 그 규격에서 벗어나는 것은 '당연히' 안 되는 것, 그런 것들 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현재 주식 시장은 강한 개인 매수세 덕에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비록 단기간에(내 기준으로는 단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기간이지만) 이뤄지고 있는 성과라지만 분명히 광란의 파티에서 충분한 수익을 얻고 퇴장하는 개인들은 분명히 있다. 아마 그들은 '상대팀의 열한 명이 우리와 동일한 규칙을 따르며 경기를 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에 충실하지 않았을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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