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평범함'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그 어떤 큰 업적도 이루지 않았고, 유명한 인물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평범함'을 넘어서는, 깊이 있는 성찰과 자기 이해의 과정이었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함'이란 단순한 외적 지표로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우며, 진정한 행복과 의미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19세기말 미주리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다. 부모의 바람에 따라 농업을 배우기 위해 미주리 대학교에 진학하지만, 한 교수의 강의에서 문학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농업 대신 영문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이 선택은 부모와의 단절을 의미했지만, 문학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결국 스토너는 대학에 남아 강사가 되고, 학문의 길을 걸으며 대학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스토너의 삶이 정말 평범했을까? 생각해 봤다. 우선 대학 강사 수를 알아봤다. 시간강사법 개정에 따른 강사와 시간강사수를 합한 2023년 강사수는 사립 26,984명, 국립 14,411명으로 총 41,395명이다. 우리나라 인구 5100만 명 중 2023년 생산연령인구 15~64세 69.5%인 36,571,568명의 0.11%이 가진 직업군이다.
스토너는 대학에서 에디스라는 여성과 만나 결혼하지만, 이 결혼은 처음부터 불행했다. 에디스는 남편에게 애정을 주지 않았고, 부부 관계는 점점 냉랭해진다. 결국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고, 에디스는 스토너의 삶을 점점 더 힘들게 만든다. 그럼에도 스토너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며 학자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한편, 스토너의 삶에 변화가 생긴 것은 대학에서 캐서린 드리스콜이라는 젊은 연구자를만나면 서다.그녀와의 사랑은 스토너에게 짧지만 강렬한 행복을 선사했으며, 그는 처음으로 삶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대학 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권력 싸움 속에서 발각되고, 캐서린은 학교를 떠나야 했다. 스토너는 그녀를 따라가지 않고 홀로 남아 일상을 이어간다.
우리나라 2023년 결혼건수는 19만 3천 건이며, 이혼은 9만 2천 건으로 조이혼율은 1.8건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상위권이지만, OECD 국가 중 중간 정도를 차지한다. 이혼율이라는 게 결혼과 이혼이라는 개인사로는 적절한 통계가 아니지만, 대수 관점에서는 평균에 회귀한다고 볼 수 있다.
스토너의 학문적 경력도 순탄치 않았다. 그는 동료 교수인 롬바르디와의 갈등 속에서 학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다. 롬바르디는 권력을 이용해 스토너를 고립시키려 했고, 결국 그는 대학 내에서 점점 소외되었다. 하지만 스토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문적 신념을 지키며, 학생들에게 성실하게 강의를 이어간다.
한 연구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에서 근로자 중 정규직 정년퇴사 비율이 약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청년 정규직 비중은 20~29세 59.5%, 30~39세는 77.3%이다(전체 68.8%이며, 청년층 고용률은 71.2%다). 청년층이 60대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퇴사하는 15%를 평범하다고 볼 수 있을까.
말년이 되면서 스토너는 암에 걸리고, 병상에 누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는 자신의 선택과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와 만족이 뒤섞인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결국 조용히 세상을 떠난다. 스토너의 삶은 영웅적인 사건 없이 조용하게 흘러갔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묵묵히 살아갔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섬세하게 조명하며, 평범함이라는 게 단지 수치나 통계 같은 외부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인가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스토너는 단순히 평범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인 윌리엄 스토너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특별한 이력이 없는, 평범한 인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의 삶은 깊은 인생의 통찰을 전해준다. 스토너의 이야기는 '평범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도전하며, 그가 겪은 삶의 여정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진정성, 자아 찾기의 과정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삶은 끊임없는 내면적 갈등과 싸움을 담고 있다. 그는 사랑, 결혼, 직업에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종종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가 직면한 시련들, 예를 들어 불행한 결혼 생활이나 직장에서의 갈등 등은 그를 '평범한' 인물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이 그를 비범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인생에서 겪는 수많은 고난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찾으려 애쓰며,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글은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이 여정 속에서 우리가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회적 성공과 외적 인정이 중요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평범함'이라는 기준에 얽매여 살아가지만, 스토너는 그 기준을 넘어서는 삶을 보여준다. 그가 겪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발견한 의미는 단순히 외적 성취가 아닌, 자아를 찾고 그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스토너는 결국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가 직면한 인생의 도전들과 그에 대한 반응은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그의 삶은 결국 그 자체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이는 우리 각자에게도 동일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스토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더욱 진지하게, 그리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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