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군가 모래더미를 흩뿌렸다고 해도 믿을만한 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섰다. 공용 현관문이 열리자, 집안에서 보던 하늘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냥 창문이 더러웠나 했지만 역시나 얼마 걷지 않고 느껴지는 답답함. 톨스토이가 내려보낸 날개 꺾인 천사가 다시 날개를 달고 바람이라도 일으켜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물론, 그 천사는 세 가지 깨달음을 얻고 그분 곁으로 떠나긴 했지만... , '나도 세 가지 질문을 받고 맑은 하늘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같은 질문을 이어가며 걷다 보니 하늘에서 비가 내리더라. 비라니..? 점퍼 주머니에 넣어뒀던 스마트폰을 급히 꺼내 날씨를 검색했다. 그레이 색에 파란 물방울, 그래 비가 오는 게 맞단다. 내가 느낀 게 옆에 세워진 빌라 3층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