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계속 직면하는 정보 과잉의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쉽게 소화되고 밀도도 낮으며 지적인 부담도 적은 정보들로 둘러싸인 익숙한 골방으로 뒷걸음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낍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정보의 조각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안다는 착각에 빠지지요.' - 다시 책으로, 매리언 울프
뉴스는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다. 객관적인 자료 또는 사실을 재료로 맵고, 짜고, 단, 즉 자극적인 음식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음식을 제공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제공하며, 점점 우리를 마비시킨다. 내가 하는 행동, 생각, 관계, 가치 등이 내 의도라는 착각 속에 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매리언 울프가 그의 저서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정보의 조각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안다는 착각에 빠지지요.'라고 말하는 부분에 눈길이 머문 게.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꼭 지키려는 부분이 있다. 나 자신의 경험이거나 깊이 생각해본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종종 귀를 덮는 뉴스 소리나 인터넷 뉴스의 헤드라인을 마치 내 것 인양 아는 '척'을 한다. 이런 경우, 꼭 후회를 하곤 한다. 그럼에도 왜 그랬을까? 단순하게 말하자면 편해서였다. 누구나 진실이고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매일 쏟아지는 의도된 정보 속에서 다들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면 서로 편하다. 아마 내가 정확하게 많은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좀 더 현명했다면 분명 다르게 대화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시간에 '좀 더 유쾌한 대화'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을까? 아마 유쾌하게 대화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자책이기도 하고, 어디선가 들은 내용을 선별 없이 전파하는 사람에 대한 '답답함'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사고가 굳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대방이 오히려 내게 '답답함'을 느끼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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