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Making

이유가 없어도 괜찮은 위안, California Dreamin`

까비노 2025. 4. 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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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의 순기능 중 하나는 지나간 추억의 흔적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그 추억은 설명되지 않아도, 나를 위로해 준다. 이유가 없어도 괜찮은 위안이었다. california Dreamin'

 

 나는 ‘중경삼림’을 인생 영화라고 말할 수 없다. 예전에 어렴풋이 본 기억이 있을 뿐, 제대로 감명받은 적도 없고, 이 노래 ‘California Dreamin’’에 얽힌 특별한 추억도 없다. 그런데도 퇴근길, 무심코 클릭하여 흘러나온  노래가 귀에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잠시 멈췄다. 익숙한 낯선 멜로디가, 이렇게 반갑게 느껴질까.

 

‘California Dreamin’’은 미국 밴드 The Mamas & The Papas가 1965년에 발표한 곡으로, 차가운 도시에서 따뜻한 캘리포니아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노래한다. 《중경삼림》에서는 이 노래가 임청하의 일상에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며, 그녀의 내면을 상징한다. 좁은 아파트, 고독한 표정, 그리고 감정을 억누른 삶 위에 울리는 이 곡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열망과 고독감을 음악으로 시각화한 장치다. 마치 오늘날 SNS 속 삶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견디는 우리처럼, 영화 속 인물도 꿈꾸지만 도달할 수 없는 장소에 머무르고 있는 듯합니다.

 

1990년대 당시, 홍콩 영화에서 서양의 올드팝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새로웠을 것이다. 특히, 1997년 반환을 앞두고 사회적 불안이 커지던 시기에,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를 꿈꾸는 이 곡은 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5년의 한국 사회도 다르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마주하는 SNS 비교 문화는, 개인의 감정을 소외시키고, ‘나만 멈춰 있는 같은감정을 안기니까. 그런 현실 속에서 ‘California Dreamin’’ 오히려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그곳 어딘지는 몰라도, 어딘가 나아가고 싶은 마음만큼은 지금 우리와 같기 때문이다. 

 

 요즘은 SNS만 켜도 어디서 누구는 뭐 하고 산다는 게 다 보인다. 비교가 너무 쉽고, 남을 비난하기 쉽다. 가장이라는 자리는 언제나 무거운데, 무기력할 틈도 없이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내 감정은 자주 묻힌다. 그런데 이 노래가 흐르는 순간, 그 비교의 소음이 멈추고, 내 안의 감정이 조용히 떠오른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지만, 나름대로 잘 버텨온 삶이 조금은 괜찮았다는 느낌도 든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울컥해지는 날이 있다. 살아보니, 그럴 그런지설명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유 없는 위로가 깊게 와닿는다. 곡이 그렇다. 현실은 그대로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은 괜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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