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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부의 원칙, 대니얼 크로스비

까비노 2020. 8.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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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주식 투자를 크게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로 분류한다. 20만 년 호모 사피엔스로 살아온 인간의 뇌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용되는 뇌 사용 방법의 첫 산물이기도 하다. 모든 기계와 이론이 그렇듯, 정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 더는 혁신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작일 뿐이었던 경우는 허다했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저자가 언급하는 행동 투자는 '이제 막 시작된 주식 시장의 또 다른 발견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분법에 매몰되는 경우는 많다. 흑과 백, 천사와 악마, 여당과 야당, 친구와 적, 국내와 국외 등등. 주식투자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 장기투자와 단기투자. 때로는 기업의 가치에 기반해서, 때로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그간의 공부와 직관, 그리고 운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굳어버린 뇌는 올곧게 추구하던 방식만 따르려 한다. 어찌 보면 책에서 언급하는 '보수주의'와 비슷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스토리에 환호하는 우리의 단기 성향과 펀더멘털로 복귀하려는 시장의 장기 성향을 모두 이해하는 보수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 행동 투자자는 어느 한쪽의 투자 접근법에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치 투자든 모멘텀 투자든 상황과 시기에 따라 적절한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해준다. 

 

 듣기 좋은 단어의 나열이다. 단타와 장타를 때에 맞춰 사용해라!. 나심 탈레브의 말을 빌려 '위험에 책임을 지는 놈인지 아닌지'를 확인해보려 했지만, 아쉽게도 수익률이라던지, 운용펀드, 자산에 관한 정보가 부족했다. 굳이 책 소개에 나온 저자에 대해 언급하자면 그는 심리학자, 행동 금융 전문가, 자산운용 매니저, 작가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체 활동... 음...

 

 우리의 뇌가 늙었고, 배고프고, 참을성이 없다는 세 가지 사실을 꼭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뇌는 생존과 번식에 맞게 진화했지만 자본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성적 분석과 두려움과 초조함 등의 부정적 느낌을 처리하는 부분이 서로 다름으로써, 강세장에서는 위험을 추구하고 약세장에서는 보수적으로 대응하여 '싸게 사고 비싸게 팔지'못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에 대해서 행동투자자라면 네 가지 행동 위험 유형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가지 행동 위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에고, 보수주의, 주의 집중, 감정.

 

 에고는 기존 신념을 강화하도록 한다. 결정을 내렸다면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 결정이 옳은 이유를 치열하게 찾는다. 자신의 능력과 결정을 어떤 근거가 없이도 사랑하며, 신념을 재확인하려고만 노력한다. 행동 투자자는 자신을 믿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이질적인 세상을 꼼꼼히 살펴보며, 우리를 평범하고 평균적인 존재로 보며, 특별해지고 싶은 욕구를 낮춤으로써 더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보수주의가 투자에 나타난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 손실이 일어나지만 고집스럽게 주식을 보유하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없으며, 주식 등의 위험자산 비중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것이다. 행동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전과 똑같이 유지되는 것을 원하는 인간의 타고난 천성이 그것을 가로막는다. 스스로 행동해서 일어나는 결과보다는 아무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상황을 더 원한다. 좋은 투자를 위해서는 순전히 이해득실을 따져서 매매해야 한다.

 

 주의 집중은 사실에 근거한 정보가 아니라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통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쉽게 떠오르는 정보 중 하나는 스토리텔링으로부터 온다. '비판의 필터'를 너무나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정보 과잉이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숲은 보지 못하고 몇 그루의 나무만으로 합리적이라 착각하게 될 인과관계를 형성한다. 이에 행동 투자자는 정보 전달자의 자격을 평가, 신파적 요소 유무, 어조, 동기 짐작, 사실 점검을 함으로써 올바른 정보 소비자가 돼야 한다. 

 

 감정은 온갖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휴리스틱에 더 의존하여 규칙을 무시, 확률을 폄하, 근시안적 시야, 행동 동질화, 위험 지각 능력 감소 등을 유발한다. 인간이 다른 종들과 차별화되는 상상하고, 예측하고, 예상하고, 걱정하는 능력이 투자에서는 좋지 않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러므로 감정은 가족들과의 즐거운 저녁식사를 위해 아껴 두는 것이 좋다. 

 

 네 가지 행동 위험 유형을 살펴봄으로써 가져야 할 질문은 '우리는 무슨 근거로 그렇게 자신하는가?'이다. 행동 투자자는 증거 지향적이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진실을 추구할 줄 아는 투자자이다. 투자 행동의 원칙과 규칙을 강하게 따르는 투자 과정만이 좋은 결과를 부른다. 행동투자자는 한 톨의 진실로부터 시작하는 거품과 붕괴를 인정하고 거기에 파괴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투자자는 거품을 일으키는 스토리에 환호하는 단기 투자와 펀더멘털로 복귀하려는 시장의 장기 성향을 이해하고 상황과 시기에 따라 적절한 접근법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여 기업의 가치에만 의미를 둔다는 투자 원칙 아래, 단기적인 공포를 기술적 지표로 무찌르려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투자 결과론적으로는 '운칠기삼'했지만, 과정이 불안정했다. 행동투자자는 아니지만, 이제라도 '가격과 가치의 허무맹랑한 정신적 상관관계를 끊고 아이처럼 생각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보는 자기가 본 가장 큰 산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산이라고 믿는다."
나타난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유리한 확률을 구하는 것을 행동의 기본값으로 삼고, 투자를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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