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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까비노 2020. 3.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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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시인의 사회는 비밀 조직이었어. 적은 사람으로 조직된 우리 서클은 동굴에서 모임을 가졌단다. 그 이름이 뜻하는 것은, 누구나 이 조직에 가입하는 사람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뜻이었어. 정회원이 되려면 일생 동안 준회원 노릇을 해야 한다는 뜻이야."

 

「나는 숲으로 갔다.

삶을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다.

나는 인생의 정수를 마음속 깊이

그리고 끝까지 맛보며 살고 싶다.」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은 웰튼 아카데미 출신이며, 아주 우수한 졸업생이었다. 그런데  마치 웰튼 아카데미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래서일까? 엄격한 규칙만을 고집하기보다, 먼저 다가가 살며시 손을 내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친밀감에 손을 내민 학생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키팅 선생,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이 같은 감정을 라틴어로 '카르페디엠'이라 한다. 시인이 이런 구절을 사용한 건, 바로 우리가 구더기의 먹이이기 때문이야. 언젠가 우리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숨이 끊어질 것이다. 아무도 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 오늘을 즐겨라! 자신들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 "빌어먹을 아버지들이란......, 아얏!". 닐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비명을 질렀다.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손에 들고 있던 배지를 꼭 쥐는 바람에 뾰족한 핀이 손가락을 찔렀던 것이다. 손가락에서 핏방울이 솟아났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자신을 끌어들이는 연극 무대에서, 이 배역을 훌륭히 해내고 싶은 닐과 이미 닐의 인생을 '의사'로 정해논 아버지. 그 사이에서 키팅 선생이 가르쳐 준 '카르페디엠'은, 자신의 처지를 마치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느껴지게 했다.

 

 토드,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나를 뭐라고 불렀는지 아니? 5달러 98 센트라고 했어. 사람 몸을 단순히 화학 물질로 계산하면 몸의 값어치가 그 정도밖에 안 나간대. 그러면서 날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 값어치는 영원히 5달러 98센트짜리밖에 안 될 거라고 말했어". 아버지에게 중요한 건 언제나 형이었다. 자신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아버지. 그런데 키팅 선생은 늘 자신을 걱정해주고 관심 가져준다.

 

 낙스, "크리스, 제발 이것만은 받아 줘.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 부탁이야!". 하늘이 빚어낸 소녀 그 이름은 크리스. 하늘은 여신을 하나 만들어 크리스라 이름 지었네. 종말이 온다 해도 내 삶은 충만하여라. "널 사랑해 크리스".

 

 소설을 읽는 내내, 무책임한 키팅 선생에게 불편함을 느꼈다. 정말 자신이 느낀 걸까 '카르페디엠'을? 아니면 누군가의 경험이나 생각을 듣고 흉내 내려고 했던 걸까?. 성장하는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독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의 조언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럴듯하게 포장된 그 길은, 사실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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